책읽기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2010.12.23)

효앵 2010. 12. 23. 11:05

신랑 없으면 건강검진도 못받는 멍청이인지 남들 다 받는 건강검진을
오빠 건강검진날에 맞추기 위해 기어이 12월 끝자락에 날을 받았다.
연말이라 엄청 밀려버린 건강검진 ...썅
나는 기본만 해서 일찍 끝났는데
내시경 검사가 포함된 오빠의 검사는 나를 3시간이나 기다리게 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병원을 뛰쳐나와 바로 옆에 있는 백화점가서 구경이나 할까 하다가
서점이 있어 결국 서점을 선택...
아마도 널널한 시간 백화점아닌 서점을 가는 여자는 내옷마저 사기 귀찮고 집에 새로운 물건 들이는거 달가워하지 않는 몇안되는 인간이 나라는 생각에 "픕" 헛웃음이 났다.
 
거기서 이책을 읽었다.
작년에 그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를 읽으면서 질질짜던 기억도 나네..ㅎㅎ

이책은 청춘 소설이라고 했다.
책을 읽으며 내내 대학시절도 생각나고 어릴적 생각도 나고 그래서 그냥 어떤 감정이라기보다는 이것저것 생각나 가슴이 먹먹해졌다.
정윤을 보면서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내 친구가 생각났고
단이를 보면서 군대간 친구 면회 갔을때 그놈은 우리가 여자친구의 방문이 아니어서 미치도록 실망스러운 표정을 어쩔줄 몰라하던 기억도 났다.

"정윤의 엄마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죽음을 미안해 했다."
이 구절을 읽고 책을 사야겠다 결정했고
뭔가 뜨거운 것이 목을타고 올라왔다.
정윤은 슬픈 아이였다.

단이의 죽음
미루의 죽음
윤교수의 죽음
그들의 죽음은 정윤과 명서의 청춘의 끝이었다고 생각한다.

너무나 거세고 눈물나게 아름다운 사람들의 죽음..
하루하루 왜사는지 모를지경이 되도록 부조리했던 사회..
안개가 너무 자욱해 한치앞을 볼 수 없는데 강을 건너야 했던 그 시대의 청춘들..
아름다웠다.

이 소설덕에 옛날 생각도 많이 나고
친구들도 많이 생각나고
내 청춘도 되짚어 봤다.
역시 신경숙의 소설은 뭔가 있다.

서른셋은 예수가 십자가 위에서 돌아간 나이고 알렉산더가 거대 제국을 건설하고
죽은 나이며 요절이란 말도 서른셋이 되기전 죽은 자들에게나 주어진단다.

몰랐네 서른셋도 청춘이었다는 걸...
나 서른셋이고 일주일 있으면 서른 넷인데 아직까지도 청춘인줄 알았다면
좀더 치열하게 살것을....ㅎㅎ
이제 청춘은 내게 과거가 되어버린 건가...ㅎㅎ